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 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이재명 후보
"사드 때문에 연 22조 피해 봤다"
[검증 내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3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중국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무역 의존도와 협력 관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사드 때문에 연 22조원 피해 봤다는 것 아니냐”며 “그런 일 안 생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2016년 이뤄졌다. 당시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이 막히거나 한국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우리나라는 한동안 한한령에 시달려야 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가 연 22조에 육박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사드 보복 피해 규모를 22조로 추산한 것은 산업은행 보고서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2017년 3월 ‘사드배치와 한중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서,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주요 산업 대중 수출 감소액 83억달러, 대중 관광 수입 감소액 117억달러, 총 200억달러(약 22조)로 추산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서 ‘사드 보복 피해 22조원’으로 자주 인용했다.
하지만 실제 보고서를 보니, 이 숫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예상치였다. 즉, 사드 보복의 연간 피해를 사후 집계한 것이 아니었다. 보고서는 2017년 기준 현재의 한한령 유지 시 피해 규모를 약 10조원, 더 나아가 중국이 추가 경제 보복을 취할 시 피해 규모를 약 22조원으로 추산했다. 한·중관계가 당시 시점보다 더 악화해야 22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 발간 시점은 2017년 3월이다. 이후 한·중관계는 더 악화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5월 이후 양국 정상은 관계 회복에 나섰고 10월에는 중국 외교부가 “(양국 간)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하긴 어렵다.
한국은행 보고서 또한 사드 피해 규모를 약 21조로 추산했다. 하지만 연 기준이 아닌 사드 조치 이후의 관광 피해를 합산한 것이었다. 데이터 수집 기간은 34개월이다.
김혜진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과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2020년 발표한 ‘외교적 갈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34개월 동안 중국 관광객 수는 사드 배치 이전 대비 65%(898만명)가 줄었고, 이로 인한 관광 손실은 192억달러(21조원)에 달했다. 즉, 2016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의 손실을 추정한 것으로 연 손실액이 아니다.
다른 보고서들은 연 20조 미만의 피해 예상치를 내놨다. 2017년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한중 상호 간 경제 손실 점검과 대응방안’ 보고서는 피해 규모를 연 8조5천억원으로 예상했고, IBK경제연구소는 2017년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피해 규모를 9조원에서 17조원으로 예상했다.
2017년 10월 코리 가드너 당시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방미한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 측의 정보에 따르면 최대 120억달러(13조5천억원)의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 피해 규모를 밝힌 바 없다. 따라서 이 숫자가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각 기관들의 추정치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검증 결과]
대체로 거짓. 산업은행 보고서는 2017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한·중 관계가 더 악화했을 때를 가정해 피해 22조원을 예측했다. 하지만 이후 양국 관계는 정상화를 위한 합의 등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보고서 역시 사드 피해 21조원을 발표했지만 사드 조치 이후 34개월 간의 피해 규모를 합산한 것으로 연간 발생한 손실액이라 볼 수는 없다. 그 외 보고서들은 연 20조에 못 미치는 피해 규모를 예상했다.
[참고 자료]
사드배치와 한중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산업기술리서치센터)
한-중 "교류협력 정상적인 궤도로 조속히 회복" (연합)
외교적 갈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중 사드 갈등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은행)
IBK, 中 사드 보복 피해 규모 최대 17조 원 전망 (프레시안)
최근 한중 상호간 경제손실 점검과 대응방안 (현대경제연구원)
가드너 "中 사드 보복으로 한국 13조5000억원 피해"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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