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 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이재명 후보
"(우리나라 주식부자는) 얼마 전 통계로 80%가 물려 받았다고 한다"
[검증 내용]
지난 23일 유튜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우리나라 주식부자는) 얼마 전 통계로 80%가 물려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담을 같이 진행하던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요즘에는 반 정도 된다”고 지적하자 “좀 줄었나 보다”고 수긍하기도 했다. 누구의 수치가 맞는 것인지 국내 ‘상속형 부자’ 비중을 팩트체킹했다.
지난 9월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상위 주식 부자 150명(국가별 50명)을 2018년과 비교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 상위 주식 부자 50명 중 상속형 부자는 25명으로 50%를 차지했다. 50%는 박 전 회장이 언급한 수치다. 2018년 68%보다 18%p 하락했다. 반면 창업형 부자는 2018년 32%에서 50%로 상승했다. 2021년 9월 기준으로, 2018년보다 상속형 부자는 줄고 창업형 부자는 늘어난 것이다.
2016년 이전에는 상속형 부자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이 후보는 2016년 이전의 수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상위 주식 부자 100명 가운데 창업형 부자는 25명에 불과했다. 75%가 상속형 부자였던 것이다. 2015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자산 10억 달러(1조2천억원) 이상의 국내 부자들 30명 중 74.1%를 상속형 부자로 분류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 수석 전략가는 2016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국내 재산 1조원 이상 억만장자 중 84%가 상속형 부자라고 주장했다. 루치르 샤르마 수석 전략가는 세계 각국의 경제를 분류하면서 우리나라를 ‘상속형 경제’로 규정하기도 했다.
높았던 상속형 부자 비중이 줄고 창업형 부자 비중이 늘어난 이유는 기존 산업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산업생태계가 변하면서 벤처 기업 등 신흥 부호들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주식부자 랭킹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보인다. 지난 12월 기준 주식부자 순위 30위권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4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7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1위) 등 IT, 게임, 문화 방면의 신흥 부호가 포함됐다. 창업형 부자는 연초 6명에서 연말 13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창업형 부자가 늘었다 해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편이었다. 리더스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미국의 창업형 부자는 50명 중 35명으로 70%에 달했고, 일본 역시 38명으로 76%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50%에 불과했다.
기업 평가기관 CEO스코어는 2017년 주요 4개국 각 40명의 주식 부자를 분석한 결과, 상속형 부자 비율이 한국 62.5%, 미국 25%, 일본 30%, 중국 2.5%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압도적 1등이었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속형 부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상태였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우리나라의 상속형 부자 비율은 최근 감소해 50%를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가 언급한 80%는 2016년 이전에 보이던 수치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IT, 게임, 문화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개편돼 창업형의 신흥 부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창업형 부자가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비중은 낮은 편이었다.
[참고 자료]
The Billionaire Guide to World Growth (WSJ)
The Origins of the Superrich: The Billionaire Characteristics Database (PIIE)
코로나로 부의 세대교체 가속…상속 부자 줄고 창업 부자 늘었다 (연합)
주식 부자 지형 변화…김범수·방시혁 등 신흥부호 급부상 (뉴시스)
한국 ‘상속형 부자’ 비중 63%…美中日 중 최고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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