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사전을 펼쳐보면, 제국, 대국, 소국 등 다양한 낱말 단어가 열거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이 지상에 이런 나라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실은 이 땅에 이런 나라는 없다.
아니, 옛날에는 있었다고 역사는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제국이란 나라는 인간의 껍질을 벗겨가는 잔인한 무리이다. 이게 제국주의자들의 만행이 성을 쌓고 땅굴을 파게 만들고 수로와 노역으로 그들만의 제국을 이룩해나갔다.

만인의 제국이 아니었다. 자기들만의 잔치였고 자랑이었으며 전쟁에서는 반드시 피압박 민족을 총알받이로 내몰아 갔다. 대국은 예부터 해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은 진정 대국인가?
이런 나라의 지도자들한테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대국이라 대답할 것이다. 나라가 크고 국력이 세다고 대국이 아니다. 대국은 대국이어야 한다. 대국에게는 그 책임과 의무가 동시에 주어진다.
어느 한쪽에 기울게 되면 대국이 아니다. 그 나라, 그 민족이 지닌 국민성이 있다. 정치인은 국가와 백성을 섬겨야만 한다. 백성을 섬기는 정부만 성공하게 되어 있다. 섬김은 이처럼 견고한 성을 쌓는 일이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이다. 하와이, 즉 호놀룰루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필자는 미국의 대학에서 쓰레기처리 과정을 배우는데 집중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쓰레기들은 주로 습식이지만 미국의 쓰레기 처리 과정을 배우는 것은 좋은 학습이었다. 쓰레기는 수거차에 실린 다음 집하장으로 간다.
나무는 나무대로 그 자리에서 부셔서 가루가 되어 판넬 만드는 데로 직행한다. 쇠와 병은 각각 골라내어 곧바로 공장으로 직행한다. 얼마 후 쓰레기장은 쓰레기가 없는 공터가 되었다. 문자 그대로 깨끗한 공터 그게 쓰레기 하치장의 모습이었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쓰레기를 우리처럼 마구 버리거나 적치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한 말로 깨끗하고 청결한 인상을 준다. 우리나라 쓰레기 처리장에 가보면 우리가 어디인가 금방 가늠할 수 있다. 선진국이란 쓰레기처리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수출 본위라고 떠들어댄다. 이는 속빈 강정이다. 국민성 하나하나가 선진국답게 정신이 바로 집중되어야만 될 일이다. 장마 뒤에 냇물이나 강가, 바닥에 가면 대한민국 도덕성의 수준이 그대로 나타난다.

떠밀려 내려온 온갖 가지 쓰레기와 오물이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쉬이 썩지 않는 비닐, 스티로폼 등등 이것이 바라를 오염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 제국, 대국, 소국이 따로 없다.
이 고유명사는 소리 없이 국민 수준을 따라 옮겨 다닌다.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어디인가? 쓰레기가 말해준다. 신이 자연을 만들었다. 인간은 쓰레기로 지구를 뒤덮고 무엇으로 이 땅을 퍼렇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겠는가?

공상과학 영화와 같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달나라로 이민을 떠나는 신세가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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